대전 관저 A-2 어반힐스

[칼라테라피정원]
아직 입주가 된 아파트는 아닙니다. 입주는 9월 중순경으로 알고 있는데요.
저의 남편이 조경시공을 맡은 곳이라 도면작업을 돕게 되었는데, 당초 설계에는보편적인 초화원으로 디자인되어 있었던 공간입니다.
감독관이 특화공간으로 정원을 요청하여 디자인하게 되었는데, 남편과 제가 합심하여 디자인 및 시공을 한 곳이에요. (시공은 물론 남편이 전부 한 것이고, 제가 디자인을 할 때 기본적인 큰 틀을 제공해주었죠.)
여러 가지 정원용 식물을 도입하기 위해 자료를 찾고, 가장 자연스럽게 배치가 되도록 신경을 썼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공과 설계의 간극은 꽤나 커서 막상 시공을 해 보니 수량이 턱없이 부족했답니다. 남편의 말로는 설계수량보다 4배는 더 필요하다고 하는군요. 보통 초화류 식재시, M2당 50본이면 많이 잡은 편인데, 그것으로도 부족했죠. 아무래도 규격이 생각보다 작고, 그래스류는 워낙 날씬날씬해서 더욱 그랬던 것 같아요.
정원디자인은 저로서도 처음인지라 경험이 없어서 어느 정도의 실패와 실수는 예상하고 있었지만, 그 정도로 차이가 많이 날 거라고는 생각지 못했습니다.
여하간, 많이 부족한 설계수량만 가지고 제법 자연스러운 정원(인간의 손이 닿지 않은 듯 자연스럽게 자라 어우러진 식물의 배치)이 되었더라구요.
그런 면에서 설계만큼 시공도 참 중요합니다. 주어진 한정된 재료로 어떻게 설계의도를 잘 구현해낼지에 대한 고민. 그게 바로 장인정신, 전문가 마인드겠죠?
식물만 있으면 겨울철에는 좀 심심할 것 같아 다른 재미거리를 주려고 미어켓과 무당벌레 조형물을 놓았는데, 보는 사람들 반응이 재밌어요. 엥? 이런 것도 있어?
아직 어린 식물들이라 각기 개성들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고 있지만, 이 녀석들이 제 색깔을 낼 만큼 크게 되면 다양한 색감과 질감을 뽐내며 주민들에게 감성힐링을 선사해 줄 것이라는 기대를 해봅니다. (2018)